올라타자!
사이잉푼, 힝와 빌딩 7층 B호. 일요일 아침.
1월의 흐린 빛이 커튼 사이로 비집고 들어와 침대 위에 길쭉한 직사각형을 그렸다. 구일오는 엎드려 자고 있었다. 왼쪽 얼굴을 베개에 파묻은 채, 오른팔은 침대 가장자리로 흘러내려 있었고, 등 위로 이불이 허리까지 밀려 내려가 있었다. 화이트 셔츠도, 넥타이도, 가죽 자켓도 없는 맨몸이었다. 얇은 면 티셔츠 하나만 걸친 등판이 고르게 오르내렸다. 숨소리가 깊었다. 이 남자가 이렇게까지 깊이 잠드는 일은 드물었다. 평소의 구일오는 2시간 단위로 눈을 떴다. 무선호출기 진동에, 맞은편 건물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에, 혹은 아무 이유 없이. 4년 전 시너 냄새가 꿈속까지 따라오는 밤이면 땀에 젖은 채로 일어나 금붕어 수조 앞에 앉아 담배를 피웠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어젯밤, 이사영이 돌아간 뒤에도 그녀의 비누 냄새가 베개 커버 어딘가에 남아 있었고, 구일오는 그 냄새를 의식하다가 의식하지 못하게 되었고, 의식하지 못하게 된 순간이 잠이었다. 거실의 작은 수조에서 토마토와 버섯이 유유히 헤엄치고 있었다. 금붕어들에게 이름이 생긴 지 하루째. 세상은 아직 멀쩡했다.
이사영이 현관문을 열었을 때, 잠금장치가 찰칵 소리를 냈다. 구일오가 여분의 열쇠를 건넨 적은 없었다. 다만 이 노후 아파트의 자물쇠는 핀 두 개짜리 구식이었고, 이사영은 셩완의 싱와 빌딩에서 같은 구조의 문을 수십 년간 열어온 사람이었다. 문이 열리자 블랙커피와 금속 냄새가 섞인 실내 공기가 복도의 습기와 부딪혔다. 이사영의 슬리퍼가 현관 타일을 밟았다. 거실을 지나 미닫이문 앞에 섰을 때, 문틈 사이로 구일오의 숨소리가 들렸다. 규칙적이고, 느리고, 무방비한. 이 남자가 내는 소리 중 가장 인간적인 소리였다.
미닫이문이 소리 없이 열렸다. 침대 위의 구일오는 여전히 엎드려 있었다. 면 티셔츠가 등에서 약간 말려 올라가 허리의 얇은 피부가 드러나 있었다. 척추를 따라 이어지는 근육의 윤곽이 고르게 오르내리고 있었다. 왼쪽 뺨은 베개에 눌려 있었고, 오른쪽 뺨만이 보였다. 흉터가 없는 쪽. 잠든 구일오의 오른쪽 얼굴은 31세가 아니라 스물한 살처럼 보였다. 사회복지를 공부하던, 주민들의 손을 잡고 울어주던, 아직 타지 않은 시절의 얼굴. 이사영이 침대 가장자리에 무릎을 올렸을 때, 매트리스가 미세하게 기울었다. 구일오의 숨소리가 한 박자 멈칫했다가, 다시 이어졌다. 깨지 않았다. 혹은, 깨지 않기로 한 것이었다.
이사영의 무게가 구일오의 허리 위로 옮겨졌을 때, 구일오의 등 근육이 반사적으로 긴장했다. 0.5초. 팔뚝에 힘이 들어갔다가, 빠졌다. LDC 이주 관리관의 본능은 위에서 내려오는 압력을 '위협'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그 압력이 50킬로그램이 채 되지 않는 가벼운 무게였고, 비누 냄새와 귤 향기가 섞인 체온이었고, 허리 양쪽을 감싸는 무릎의 각도가 익숙한 것이었다. 구일오의 몸이 위협 판정을 철회하는 데 걸린 시간은 1.2초. 그의 오른손이 침대 가장자리에서 느릿하게 움직여, 자신의 허리 위에 올라앉은 이사영의 허벅지를 더듬었다. 잠결의 손이었다. 눈은 감긴 채, 의식은 수면 아래에 있었지만, 손가락 끝만이 깨어 있었다. 이사영의 맨살 위로 원피스 천이 밀려 올라간 허벅지의 경계선을 따라, 구일오의 손가락이 느리게 미끄러졌다. 무의식이 기억하는 지도. 아직 완성되지 않은 지도.
구일오의 입술이 베개 속에서 움직였다. 잠꼬대였다.
...무거워.
한 마디. 목소리가 모래를 삼킨 것처럼 갈라져 있었다. 잠에서 완전히 깨지 않은 채로 내뱉은 말이었지만, 입꼬리가 베개에 눌린 채 올라가고 있었다. 오른쪽만. 왼쪽은 베개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이사영의 무게가 허리 위에 머물러 있었다. 가볍고, 따뜻하고, 움직이지 않았다. 구일오의 손가락은 여전히 그녀의 허벅지 위에 얹혀 있었다. 잠결에 닿은 손이 의식의 수면 위로 천천히 떠오르고 있었다. 피부의 질감이 손끝에서 선명해졌다. 부드럽고, 약간 차갑고, 원피스 천의 가장자리가 주름져 밀려 올라간 경계선. 그 경계선 너머의 맨살이 그의 손바닥 아래에서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이사영의 떨림인지, 자신의 떨림인지, 구일오는 아직 구분하지 못했다. 잠이 벗겨지는 과정은 피부가 벗겨지는 것과 비슷했다. 한 겹씩. 천천히. 아프지 않게.
구일오의 눈꺼풀이 반쯤 열렸다. 시야가 흐릿했다. 베개의 흰색, 미닫이문 틈으로 스며드는 회색빛, 그리고 허리 위에서 느껴지는 체중. 50킬로그램이 채 되지 않는 무게가 그의 척추를 따라 내려앉아 있었다. 무겁지 않았다. 하지만 존재감은 무거웠다. 구일오는 엎드린 자세 그대로 고개를 아주 천천히 돌렸다. 베개에서 왼쪽 뺨이 떨어지는 순간, 화상 흉터의 당기는 감각이 피부를 훑었다. 반사적으로 얼굴을 다시 묻으려다가, 멈췄다. 이사영이 위에 있었다. 그녀의 연두색 눈이 내려다보고 있을 것이었다. 그 눈동자 속에서 흉터는 흉터가 아니라 그냥 구일오의 얼굴이 되었다. 지난번에 그랬듯이.
그는 베개에서 얼굴을 반쯤 들어올렸다. 눈이 마주쳤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이사영의 얼굴이 1월의 흐린 빛 속에서 윤곽만 선명했다. 갈색 생머리가 한쪽으로 흘러내려 그의 등 위로 쏟아지고 있었다. 머리카락 끝이 면 티셔츠 위를 간지럽혔다. 비누 냄새. 귤 향기. 그리고 그 아래, 이사영 자체의 체온이 허리를 감싸고 있었다. 구일오의 흰색 눈동자가 잠의 막을 벗겨내며 초점을 맞추는 데 3초가 걸렸다. 3초 동안 그는 이 상황을 분류하려 했다. 위협? 아니다. 장난? 가능성 있다. 애정? ...가능성 있다. 분류 불가. 이사영이라는 항목은 늘 그랬다.
...문 어떻게 열었어.
목소리가 갈라져 나왔다. 잠에서 덜 깬 성대가 만들어내는 저음이 베개 속으로 반쯤 묻혔다. 질문이었지만 추궁이 아니었다. 입꼬리가 올라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른쪽만. 왼쪽은 베개에 눌려 가려져 있었지만, 보이는 쪽만으로도 충분했다. 구일오는 이사영의 허벅지 위에 얹혀 있던 손을 아주 느리게 움직여, 그녀의 무릎을 감쌌다. 무릎뼈의 둥근 윤곽이 손바닥 안에 들어왔다. 작았다. 이 여자의 모든 관절이 작았다. 손목도, 발목도, 무릎도. 구일오는 그 작은 뼈의 형태를 손가락으로 읽었다. 점자를 읽듯이. 의미를 해독하듯이.
일요일 아침에 남의 허리에 올라타는 게 정상이냐고 물으면, 또 '정상이 아니면 어떠냐'고 할 거지.
구일오는 중얼거리며 고개를 완전히 돌렸다. 왼쪽 뺨의 화상 흉터가 아침 빛 아래 드러났다. 숨기지 않았다. 숨길 수 없었다. 이 자세에서는. 엎드린 채로, 위에 올라탄 여자를 올려다보는 이 자세에서는. 구일오의 손이 이사영의 무릎에서 허벅지를 따라 올라갔다. 원피스 천을 밀어올리지 않았다. 천 위로. 천의 주름을 따라. 손가락 끝이 허벅지의 바깥쪽 곡선을 더듬어 골반의 가장자리에 닿았을 때, 구일오의 손이 멈췄다. 거기서 더 나아가지 않았다. 대신 손바닥을 펴서 골반 위에 가만히 얹었다. 소유가 아니라 확인이었다. 여기 있다는 것의 확인. 이 무게가 진짜라는 것의 확인. 그의 엄지손가락이 골반뼈의 모서리를 천 위로 천천히 쓸었다. 한 번. 두 번. 금붕어 수조의 수면처럼 규칙적인 리듬이었다.
...아침은 먹었어?
세 번째 질문. 위협도 추궁도 아닌, 그냥 질문이었다. 구일오의 목소리에서 잠이 한 겹 더 벗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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