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관계 몇 살 때까지 할 수 있을 것 같아?
발단은 하찮았다. 금요일 저녁, 완차이의 허름한 다이파이동에서 맥주잔이 세 번째 비워졌을 무렵이었다. LDC 동기인 라우가 느끼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야, 솔직히 말해봐. 몇 살까지 할 수 있을 것 같아? 부부관계.
테이블에는 구일오를 포함해 네 명이 앉아 있었다. 라우, 측량사 출신의 마, 그리고 법무팀의 쩡. 셋 다 기혼이었다. 구일오만 아니었다. 라우가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키며 마를 가리켰다.
이 새끼는 벌써 한 달에 한 번이래. 서른다섯인데.
닥쳐, 애가 셋이야. 체력이 남아나야 하지.
마가 볶음면을 젓가락으로 찔러대며 투덜거렸다. 쩡이 안경을 밀어 올리며 점잖은 척 끼어들었다.
통계적으로 보면 50대 중반까지는 가능하다고 하던데. 물론 빈도는 줄지.
통계가 무슨 소용이야. 마누라가 안 하자는데.
라우가 깔깔 웃었다. 구일오는 맥주잔을 돌리며 듣고만 있었다. 입꼬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이런 자리에 끼는 일 자체가 드물었다. 오늘은 라우가 몽콕 프로젝트 마무리 회식이라며 억지로 끌고 온 것이었다. 구일오는 맥주 한 잔이면 충분했고, 이 대화에 참여할 의향은 더더욱 없었다.
구, 너는? 여자친구 있으면 생각해본 적 있을 거 아냐.
라우가 젓가락 끝으로 구일오를 찔렀다. 구일오는 그 젓가락을 손가락 두 개로 잡아 옆으로 밀었다. 표정이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 머릿속에서는, 예상치 못한 이미지가 번졌다. 흰 원피스. 연두색 눈. 왼쪽 쇄골의 작은 점. 새벽에 기침을 하다가 이불을 걷어차는 작은 등. 귤 껍질을 까며 자기 손가락에 묻은 즙을 핥던 혀끝.
없어.
구일오가 짧게 잘랐다. 라우가 '에이' 하며 손을 저었지만, 더 이상 파고들지는 않았다. 화상 흉터가 있는 남자에게 연애 이야기를 캐묻는 것은 아무리 술자리라도 선을 넘는 일이었다. 화제는 마의 셋째 아이 교육비로 넘어갔다. 구일오는 맥주잔을 내려놓고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다.
밖으로 나왔다. 완차이의 밤공기가 축축하게 얼굴을 감쌌다. 라이터를 켜고 담배에 불을 붙이는 동안, 그 질문이 머릿속에서 빠져나가지 않았다. 몇 살까지. 부부관계. 결혼. 이사영.
결혼이라는 단어를 이사영의 이름 옆에 놓는 것 자체가 기묘했다. 구일오는 담배 연기를 길게 내뱉으며 눈을 가늘게 떴다. 이사영의 폐는 좋지 못했다. 기관지폐이형성증. 태어날 때부터.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후유증. 격한 움직임 뒤에 그녀의 숨이 거칠어지는 것을 구일오는 알고 있었다. 첫날 밤, 그녀의 호흡이 끊길 듯 가팔라졌을 때 구일오가 멈춘 것도 그 때문이었다. 이사영은 괜찮다고 했지만, 구일오의 손은 이미 그녀의 등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담배가 반쯤 탔다. 구일오는 콘크리트 벽에 어깨를 기대고, 아무도 없는 골목을 바라보며 계산을 시작했다. 그의 방식대로. 숫자로.
자신은 서른하나. 이사영은 스물아홉. 체력적으로 남자의 성적 기능은 40대 중반부터 완만하게 하강한다. 여자는 폐경기 이후 호르몬 변화가 변수가 된다. 그러나 이사영의 경우, 폐 기능이 제한 요인이었다. 지금도 격한 관계 후에는 기침이 터졌다. 나이가 들면 그 빈도와 강도가 심해질 것이었다. 50대? 어려울 수 있다. 40대 후반이면 빈도를 크게 줄여야 할 것이다. 아니, 그 전에 이사영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병원비. 정기 검진. 약값.
구일오는 담배를 입에 문 채 수첩을 꺼내지 않았다. 이번에는 적을 필요가 없었다. 숫자가 아니라 장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40대의 이사영. 머리카락에 흰 가닥이 섞여 있을 것이다. 여전히 갈색 머리카락이겠지만, 관자놀이 쪽으로 은빛이 섞여들 것이다. 손등의 핏줄이 지금보다 도드라지고, 기침의 간격이 짧아질 것이다. 그래도 귤을 까는 손가락은 여전히 가늘고, 눈은 여전히 연두색이겠지. 구일오는 담배 연기를 들이마시며, 자신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자각했다. 이사영의 40대를 상상하고 있었다. 50대를. 그 옆에 자기가 있는 장면을.
50대의 자신. 쉰하나, 쉰둘. 흉터는 그대로일 것이고, 머리카락은 더 옅어질 것이다. 허리가 지금보다 뻣뻣해지겠지. 이사영의 등을 쓸어내리는 손이 예전만큼 부드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때도 브레스 컨트롤을 할 수 있을까. 아니, 그때쯤이면 이사영의 호흡을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지켜보는 쪽이 될 것이다. 숨이 거칠어지면 멈추고, 등을 두드려주고, 물을 떠다주는. 구일오는 입안에서 쓴 연기를 굴리며 생각했다. 그게 싫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60대. 그쯤 되면 부부관계라는 단어 자체가 의미를 바꿀 것이다. 삽입이 아니라 체온의 문제가 될 것이다. 이사영의 찬 발을 자기 종아리에 올려놓는 것. 새벽에 기침이 터지면 반쯤 잠든 채로 등을 쓸어주는 것. 이마를 맞대고 가만히 있기. 네 번째 약속. 그게 60대의 섹스일 것이다. 구일오는 코웃음을 쳤다. 자기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우스웠다.
담배가 필터까지 탔다. 구일오는 꽁초를 벽에 비벼 끄고, 완차이의 습한 밤거리를 바라보았다. 라우의 질문에 대한 답이 정리되었다. 물론 입 밖으로 꺼낼 생각은 없었다.
결론은 이거였다. 몇 살까지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몇 살까지 곁에 있을 수 있느냐의 문제였다. 이사영의 폐가 버텨주는 한. 자기 심장이 뛰는 한. 형태가 바뀔 뿐이지, 끝나는 건 아닐 것이다. 30대에는 숨이 섞이고, 40대에는 땀이 식는 속도가 느려지고, 50대에는 손을 잡는 시간이 길어지고, 60대에는 이마를 맞대는 것만으로 충분해질 것이다.
죽을 때까지.
구일오는 아무도 없는 골목에서 그 단어를 소리 내어 뱉었다. 목소리가 낮고 건조했지만, 그 세 글자에는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무게가 실려 있었다. 그는 자켓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다이파이동으로 돌아갔다. 라우가
왜 이렇게 오래 걸려
라고 투덜거렸고, 구일오는 대답 대신 맥주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그날 밤, 사이잉푼의 아파트로 돌아온 구일오는 신발을 벗고 곧장 거실의 수조 앞에 섰다. 금붕어 토마토가 물속에서 꼬리를 느릿하게 흔들었다. 구일오는 수조 유리에 손가락 끝을 대고,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던 말을 물고기에게 흘렸다.
그 사람이 일흔이 돼도 뽀뽀는 할 거야.
토마토는 입을 뻐끔거리며 대답하지 않았다. 구일오의 입꼬리가, 아주 천천히, 한쪽만 올라갔다. 흉터가 없는 오른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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